희주 - 너도 참 복잡하게 산다.
그렇게 잘 알면 그냥 떠들고 다녀.
네 남자가 널 버리고 도망쳤다고 여기저기 말하고 다녀.
누가 믿어 줄진 모르겠지만.
해원 - 그러기 싫은데요?
그럼 그냥 가벼운 가십거리로 끝나잖아요.
(중략)
희주 - 과거를 다시 되돌리고 싶어?
그런다고 뭐가 달라질 거 같아?
차라리 네가 지금 원하는 걸 말해.
네 인생을 왜 이렇게 낭비하니? 그래서 남는 게 뭐야?
해원 - 적어도 내가 얼마나 괴로웠는지 언니도 알게 되겠죠.
희주 - 같이 불행해지자? 너 진짜... 불쌍하다.
미안해하지 말아요, 언니.
내가 말했잖아요.
언니는 이제 사과할 자격이 없다고.
필요에 의한 사과는 더더욱요.
불쾌하기만 해요.
10화에서는 해원과 엄마의 관계가 두드러진다.
해원의 엄마는 누구에게나 잘 기대고, 또 마음을 주는 사람이라 해원에게는 의지가 되기보다 챙겨야 할 대상이다.
여기에 할아버지는 마음의 고향 같은 존재지만, 항상 곁에 있어줄 수는 없었고.
이런 상황에서 해원을 챙겨주고 해원이 의지하게 된 사람이 희주였지만....(이하 생략)
해원은 엄마를 사랑하지만, 한편으로는 엄마처럼 그러지는 말아야지 생각하며 살았을지도 모른다.
누군가를 쉽게 사랑하고, 그 후폭풍에 시달리는 일이 반복되는 삶을 지켜보는 건 너무나도 걱정스러운 일일 테니까.
하지만 안타깝게도 해원의 삶 역시 ‘그렇게’ 되었다.
게다가 결과는 엄마보다 더 좋지 않았다.
그러므로 고작 남자 하나 때문에 인생을 망쳤다는 말로 해원의 사정을 단정짓기엔 무리가 있다.
가장 사랑하는 두 사람의 배신이라는 점에서도 그렇지만, 자신이 가장 피하고 싶었던 상황에서 살게 된 거니까.
이를테면 평생 계단을 조심하며 살았는데 계단에서 넘어진 셈이다.
운이 나빴다든지, 시간이 가면 나아질 거란 위로는 통하지 않는다. 대신 그 자리를 자책이 메웠다.
해원은 자책에 익숙하다.
우재가 사라졌을 때도 오랫동안 자신을 탓했고,
너를 낳느라 중졸로 남았다는 엄마의 푸념을 그대로 받아들인다.
물론 엄마의 그 푸념은 해원이 상처받기를 원해서 던진 말도 아니고, 그녀의 삶 역시 팍팍하고 고단했다.
하지만 해원은 자신의 잘못도 아닌 일로 자책과 부채감을 쌓으며 살아왔을 것이다.
멈추지 못해 멀리 오게 된 해원의 이야기가 해피엔딩이 아니어도 어쩔 수 없겠지만,
적어도 자신이 잘못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만큼은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.
결국 엄마는 해원을 낳길 잘했다고 생각하니까.
그리고 엄마에게 해원은 그 고생스러운 순간 속에서도 예쁘게 보이던 소중한 딸이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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